오늘은 신라 전돌 용어에 대하여 살펴볼게요.
신라시대 부전(바닥전)이나 벽전은 문양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특히 부전은 사람이 밟고 다니기 미안할 정도로 아름다운 점이 특징이죠.
전의 사용에 따른 분류
전은 크게 부전(敷塼)과 벽전(壁塼)으로 나눌 수 있겠죠. 부전은 요즘에 사용되는 보도블록(步道block)이라 할 수 있고, 벽전은 담장이나 건축물의 벽에 쓰는 벽돌(甓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사람이 사용하는 생활시설에 사용되는 전(대표적으로 건축물)전과 특수목적으로 무덤에 사용되는 무덤전, 탑에 사용되는 탑전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의 형태에 따른 분류
전은 평면형태에 따라서 방형전, 장방형전, 삼각형전 등 생긴 모양에 따라서 부를 수 있죠. 또 사각형이나 삼각형 외에 특수하게 만든 전 모양도 있습니다. 당연히 형태에 따라서 사용 용도가 다르겠죠.
전의 문양에 따른 분류
전에 문양이 있냐 없냐, 즉 문양 유무에 따라서는 유문전(有文塼과) 무문전(無文塼)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문전의 경우 정면 즉, 윗면에 표현된 문양이 어떤 종류냐에 따라 이름 지을 수 있는데, 신라시대에는 연화문, 보상화문, 인동문, 서수문(瑞獸文)이 새겨졌습니다. 또 윗면에만 문양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전돌 측면에 덩굴문 등을 시문한 경우도 있어요. 이런 대표적인 경우가 조로2년명 쌍록보상화문전이죠.
조로2년명 쌍록보상화문전은 신라 전돌 자료 중 가장 중요한 유물입니다. 먼저 윗면에는 보상화문이 시문되어 있고, 측면에는 쌍록문(화려한 덩굴문 사이에 사슴 두 마리가 마주보며 배치된 문양)이 시문되어 있습니다. 그 옆에 또 명문이 있습니다. 현재 신라 전돌 중에 연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기록을 남기고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옆면에 "조로2년한지벌부군약소사3월3일작강 (調露二年 漢只伐部君若小舍 三月三日作康...)"이라고 새겨져 있는데, 조로2년(調露二年)은 중국 당(唐)나라 연호로 삼국을 통일한 문무왕 재위 시절로 680년에 해당합니다. 해석된 내용은 '조로 2년(680년)에 한지벌부의 소사라는 벼슬의 군약이라는 인물이 3월 3일에 만들었다'라는 내용입니다. 명문에 보이는 한지벌부(漢只伐部)는 당시 신라 육부 중의 한 부였던 한지부(漢只部)입니다.
전돌 문양 용어
앞서 설명드린 것과 같이 전에 사용에 따른 구분, 전의 형태에 따른 구분, 전의 문양에 따른 구분을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보통 제가 책이나 인터넷을 보다 보면 연화문, 보상화문이다. 정도로만 설명하고 있어서 세부적인 문양설명이 안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중점적으로 보는 내용은 아래 그림과 같이 전돌에 새겨진 문양의 세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방형전의 경우 보통 연화문이나 보상화문이 표현됩니다. 그러므로 연화문의 경우 연화문의 단판, 중판, 복판 분류를 따르면 되겠습니다. 보상화문의 경우도 보상화문 고유의 용어를 사용하면 되는데, 연화문+보상화문이 결합된 연화보상화문이 시문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므로 내구와 외구로 구분하여 설명하면 좋겠습니다. 또 중앙 화문을 중심으로 네 모서리에 있는 문양대는 우문(隅文, 모서리문양)이라 하면 되는데, 전돌을 4개 연결시켜면 우문이 조합되어 하나의 중심 문양을 만들어 냅니다. 다음으로 화려함을 더욱 살리기 위해 기본적인 중앙 화문과 우문 외에 별도로 외문대를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brick과 block의 차이
신라 전을 영어로 옮길 때 brick으로 번역할까 혹은 block으로 번역할까 고민하게 되는데요. brick으로 번역하는 게 더욱 가깝습니다. 이유는 brick의 경우 소재가 약한 경우 사용되는 단어이고, block은 강한 소재의 경우 사용되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즉 흙을 구워 만든 것은 brick에 가깝겠죠.(이 부분에 대해 확실한 구분법을 알고 계신 분들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꼭 반영하겠습니다. 또 이후에 제가 확실히 알게 된다면 수정하겠습니다.)
전과 전돌의 차이점
전이 맞냐 전돌이 맞냐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왜냐하면 塼이란 용어 자체가 전돌이란 의미인데. 전돌은 塼+돌이기 때문에 마치 ‘전돌돌’이란 단어로 이해되기 때문인가 봅니다.
우선 전은 구워 만든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석탑 중에 모전석탑(摸塼石塔)이 있습니다. 모전석탑이란 용어는 의미 그대로 전탑을 모방했다는 뜻인데요. 모전석탑에는 구운 전을 사용하지 않고, 돌을 전처럼 다듬어 만든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모전석탑에 사용된 부재는 분명 구운 塼이 아닌 깎은 전돌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도 맞겠습니다.
그러나 벽돌(甓+돌)이란 용어도 엄밀히 보면 ‘벽돌돌’이란 단어로 이해되죠.
그래서 저는 전돌 혹은 전(塼)모두 틀린 말은 아니라 생각합니다.(이 부분도 확실하게 설명해 주실 분은 댓글 부탁드립니다.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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