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에 여행하기 좋은 곳, 서출지와 이요당에 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서출지와 이요당은 경주 남산 동쪽의 남산동에 위치합니다. 주변에는 헌강왕릉, 정강왕릉, 통일전, 무량사, 남산동 동․서 삼층석탑, 염불사지 동․서 삼층석탑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
서출지(書出池)
서출지는 사적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곳입니다. 서출지는 옛날 기록으로 보아 신라시대부터 있던 연못입니다. 삼국유사(三國遺事) 기이편(紀異篇) 사금갑(射琴匣) 조에 이 연못과 관련된 설화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신라 21대 소지마립간(소지왕(炤智王), 재위기간 458~479)이 488년 정월 보름날 행차에 나설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말했습니다. "이 까마귀 가는 곳을 살피십시오" 왕은 장수를 시켜 따라가게 했습니다. 명을 받는 장수는 동남산 양피촌 못가에 이르러 멧돼지 두 마리가 싸우는 것을 보다가 그만 까마귀를 놓쳐 버렸습니다. 이때 갑자기 못 가운데서 한 노인이 봉투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장수께서는 이 글을 왕에게 전하시오" 노인은 글이 써진 봉투를 건넨 뒤 물속으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왕이 봉투를 받아보자 '봉투를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이를 본 신하가 말하길 두 사람은 평민이고 한 사람은 왕을 가리킴이오니 왕께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왕은 신하의 조언에 따라 봉투를 뜯었습니다. 편지에는 '사금갑(射琴匣)' 즉, '거문고 갑을 쏘아라'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대궐로 간 왕은 왕비의 침실에 세워둔 거문고 갑을 향해 활을 쏘았습니다. 거문고갑 속에는 왕실에서 불공을 보살피는 승려가 죽어있었습니다. 승려는 왕비와 짜고 소지왕을 해치려 한 것입니다. 왕비는 곧 사형되었으며 왕은 노인이 건네준 봉투 덕분에 죽음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사연으로 이 연못은 글이 적힌 봉투가 나온 곳이라 해서 서출지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즉, 1,500년도 더 된 연못이란 얘기입니다. 물론 신라의 불교공인은 법흥왕 14년(527)에 이차돈(異次頓)의 순교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므로 서출지 설화에 나오는 승려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신분이었겠지만, 법흥왕 이전의 불교전래 과정이 어려웠음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라 보는 분도 있습니다.
이때부터 나라 습속에 매년 정월 첫 해일(亥日, 돝날), 첫 자일(子日, 쥐날), 첫 오일(午日, 말날)에는 모든 일에 조심하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았고, 정월 보름날을 오기일(烏忌日, 까마귀의 제삿날)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 지냈으니 지금까지도 행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거문고갑을 향해 활을 쏘는 장면은 유명한 영화 '전우치'에도 나오는 장면이죠. 주인공 전우치가 도술에서 깰 때 거문고갑을 향해 화살을 쏘게 됩니다. 아마 그 감독님도 이 설화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듯합니다.

이요당(二樂堂)
이요당은 서출지에 서쪽에 지워진 아담한 정자입니다. 이요당은 정면 4칸, 측면 2칸인 팔작지붕집이고, 평면형태는 ‘ㄱ’ 자형입니다. 장주초석을 이용하여 서출지 위에 세워진 정자입니다. 이 마을은 조선 중기 이후부터 황해도 풍천(豊川) 임씨(任氏)의 집성촌으로 이요당을 세운 임적(任勣, 1612~1672)은 학문으로 이름이 높았다고 합니다. 그는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1665년 금오산(남산) 아래 서출지 가에 정자를 지어 이요당(二樂堂)이라 편액하고 은거하였습니다. 현재의 무량사는 원래 풍천 임씨의 종택이었는데, 1970년대에 무량사라는 사찰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또 서출지 남쪽으로 더 가면, 양피저수지가 있는데, 이곳은 임적의 동생인 임극의 후손들이 건립한 산수당(山水堂)이란 정자도 있습니다.


서출지에는 연꽃이 심어져 있어서, 연꽃이 만개하는 7~8월이 되면 많은 프로 사진작가들이 사진촬영하여 맘껏 솜씨를 뽐내는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또 이 마을길을 계속 따라 올라가면 남산의 칠불암(七佛庵)에 오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이순희 사진작가님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서출지
경북 경주시 남산1길 17
map.kakao.com
'☞ 경주시의 문화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망덕사지(望德寺址) (0) | 2023.04.01 |
---|---|
경주 굴불사지 사면석불(掘佛寺址 四面石佛) (0) | 2023.03.26 |
경주 동천동 마애보살상과 전 도량사지 마애여래좌상 (0) | 2023.02.25 |
경주 효현동 3층석탑 (0) | 2023.02.25 |
경주 희강왕릉 (0) | 2023.02.25 |